트럼프, 연준 의장 교체 시사…파월 해임 가능성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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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미 연준의장.j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해임하고 새로운 의장을 조기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논란을 다시금 불러일으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각)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연준 의장 지명에 대한 결정이 곧 발표될 것”이라며 금리 인하 성향을 지닌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연준 의장이란 금리를 인하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력한 후임자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거론했다. “그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이라고 말한 트럼프는, 워시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연준 이사를 지낸 이력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2기 경제 정책의 주요 설계자로도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은 파월 의장의 임기가 아직 1년 가까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파월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연준 의장으로 임명된 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지명을 받아 임기를 2026년 5월까지 연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은 재임 기간 동안 금리 정책을 놓고 자주 충돌해왔다.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으나, 파월 의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물가 안정과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최근 트럼프는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에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은 6월 17~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 번 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연준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 경제에 더 큰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무역 갈등, 이른바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마저 흔들릴 경우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발언에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50%”라고 언급하며, 통화정책의 정치적 간섭이 장기적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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