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퀵커머스·포장 서비스 개편
수익성 강화·점유율 사수 동시에
쿠팡이츠, 무료배달 제휴처 확장
중복할인 적용해 고객 체감 키워
요기요, 구독자 중심 할인 강화
네이버플러스·토스와 연계 혜택

정부와 국회의 규제 압박 속에 배달 플랫폼 3사가 서비스를 개편하고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은 광고 애플리케이션(앱) 유저인터페이스(UI)를 개편하고, 포장·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한다. 쿠팡이츠는 쿠팡 와우 멤버십·무료배달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집중하면서도 배민과 다른 요금제 등을 제시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요기요는 할인을 기반으로 한 프로모션, 구독제로 재기를 노린다.
커지는 규제 리스크, 치열해지는 배달 시장 경쟁 환경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달 플랫폼 3사의 마케팅 경쟁은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고 있다. 무료배달이 소비자들의 기본 옵션처럼 작용하는 상황에서 배달·포장·퀵커머스 서비스 할인 쿠폰까지 수시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포화된 배달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는 것과 함께 규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이 예전만큼 성장률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배달 플랫폼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금융이나 통신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규제를 받을 수 있지만 배달 앱은 이와는 다르기 때문에 규제를 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배민, 광고 상품·앱·구독 멤버십·퀵커머스·포장 주문까지…전방위 서비스 개편
29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오는 30일 수도권인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울트라콜 광고 상품을 종료한다. 오는 7~8월 사이에는 울트라콜 종료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배민의 대표적인 정액제 광고 상품이던 울트라콜을 올 여름이면 완전히 폐지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대폭 바꾼다.
배민은 울트라콜 종료와 함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가게배달' 지면도 없앤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식당이라도 '음식배달'과 '가게배달'로 나뉘었던 구성을 '음식배달'로 통합한다. 배민은 가게배달로 약 30만명으로 추정되는 배민의 압도적인 점주 풀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에 UI를 개편하면서 자체배달인 '배민배달'로 소비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배민은 최근 구독제 멤버십인 '배민클럽', 퀵커머스 서비스인 '장보기·쇼핑', 포장 주문 서비스인 '픽업' 서비스 모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배민클럽은 최근에 티빙과 첫 결합상품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외 외부업체와 제휴해 다양한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장보기·쇼핑'에서는 전국 주요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대형마트까지 입점했다. 또 다양한 소상공인 상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배민클럽 구독자를 대상으로 'B마트'의 무료배달 기준을 4만원에서 2만원으로 낮추는 등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배민은 지난 1월 김범석 대표 취임 이후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대폭 바꾸고 있다.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최근 쿠팡이츠와 경쟁이 치열해지는 배달 시장에서 벗어나 새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클럽의 경우) 티빙 외에도 다양한 제휴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다음 달에는 커머스에서도 말할만한 사안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이츠, 무료배달 '뚝심'에 요금제 차별화…요기요, 할인·구독 중심 서비스
쿠팡이츠는 무료배달을 중심으로 다양한 할인쿠폰, 프랜차이즈 제휴 혜택 등을 제공하면서 배달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이라면 매주문마다 '무료배달'에 더해 '할인 쿠폰'과 '즉시 할인'을 중복 적용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배달 음식을 최소한으로 낮췄다. 29일부터는 인기 치킨 브랜드 등을 최대 2만원까지 할인하고, 매일 선착순으로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츠 와우위크'를 시작한다. 쿠팡이츠는 스타벅스, 블루보틀 커피를 무료배달로 제공하는 등 배달 서비스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포장 주문 수수료 면제, 중개 수수료를 5.5%로 낮춘 절약형 요금제로 배민과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를 내년 3월까지 연장했다. 포장 중개 수수료를 받는 대신 연간 3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면서 포장 주문을 확대하려는 배민의 움직임과는 다른 행보다.
이달에는 배달 중개수수료를 낮추면서 점주 부담 배달비는 높인 '이용료 절약형 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요금제는 배달 중개수수료를 5.5%로 낮추되 '실제 배달 비용'을 점주에게 부과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2.0~7.8%의 차등 수수료 기반 요금제에서 벗어나 점주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려는 시도다.
요기요는 할인 중심의 마케팅 전략과 구독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음식점을 광고비 없이 노출하는 '할인랭킹', 고객이 가장 저렴한 메뉴를 찾을 수 있는 '배달앱 최저가 배지' 등을 제공한다. 구독제 멤버십 '록인 효과'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결합도 이어가고 있다. 구독 서비스인 '요기패스X'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기본 서비스로 제공한다. 토스 이용 고객 역시 요기요 이용시 무료배달을 활용할 수 있다. 자체 구독 서비스인 요기패스X 멤버십 이용 고객은 155만명에 이른다. 올해도 구독자를 중심으로 혜택을 강화할 계획이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재무구조를 확보하는 것 역시 올해 중점 과제로 보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 위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이라면 아낌없이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