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콘퍼런스]서울-부산 원거리서 '통신 지연' 거의 없어...안내로봇 '에디'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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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찬 ETRI 원장(무대 위)이 대전과 부산 스튜디오 현장과 함께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하고 있다. 먼 거리임에도 지연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5일 서울 코엑스에서 'ETRI의 현재,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연 'ETRI 콘퍼런스 2025' 개회식 현장. 청중 앞 무대에선 방승찬 ETRI 원장이 디스플레이 화면 속 두 사람과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했다.

디스플레이 화면 속에는 각기 '대전·부산 스튜디오'라고 적혀 있었다. 멀게는 수백㎞ 원거리인데, 세 사람이 손을 내민 것은 동시였다.

방 원장은 “우리 기술은 약 800㎞ 구간에서 통신 지연이 5밀리초 미만”이라며 “전혀 딜레이(지연)가 없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세계 최초로 실시간 시연된 초저지연 6G 통신 기술 시연이었다.

셋이 번갈아 가며 1부터 9까지 외치는 중에도 세 사람 간 시간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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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부산 스튜디오에서의 공연을 바탕으로 실시간 가상 캐릭터 생성을 시연하는 모습. 시간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6G 시연 하이라이트는 대전·부산의 메타버스 협연이었다. 화면 속 두 사람이 함께 밴드 '크라잉넛'의 노래 '밤이 깊었네'를 춤추며 불렀는데, 무대 대형 스크린 속 가상 캐릭터가 이를 그대로 재연했다. 가상 캐릭터 생성 절차가 추가됐음에도 역시 시간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청중의 이목을 끌었다.

방 원장은 “이미 5G도 저지연을 강조했지만, 사실 유선네트워크에서는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며 “6G에서는 진정한 초저지연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연구개발(R&D)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뒤이은 시연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AI 안내로봇 '에디' 시연이었다. 방 원장이 “에디야”라고 부르자, 무대 뒤에서 4족 보행 로봇이 등장했다. 실시간 음성 안내, 대화 기능을 탑재한 멀티모달 AI 로봇 에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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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을 위한 AI 안내로봇 '에디'가 장애물을 앞두고 스스로 멈춰선 모습.

에디는 짙은 색안경을 끼고 시야를 차단한 방 원장을 이끌었다. 앞에 장애물이 막아서자 스스로 멈췄고, '왜 멈췄느냐'는 물음에 상황을 설명했다. 갖가지 상황에 대응해 사람과 소통하고, 계단을 손쉽게 오르내리는 모습도 보였다.

방 원장은 “오는 2027년 시각장애인 안내견 시험 합격이 연구 목표”라며 “그렇다면 세계 최초 성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방 원장의 기술 시연 및 설명 외에도 7개 기술 세션에서 인공지능(AI), 6G 통신, 양자, 메타버스, 디지털융합 등 차세대 전략기술이 한자리에서 선보여졌다.

특히 성과전시를 통해 △무안경 다시점 디스플레이 기반 입체 공간 재현기술 △멀티모달 교감형 AI 로봇 기술 △비침습 웨어러블 혈당 센서 △자체 개발 가속기 탑재 HPC 클러스터 시스템 △지상·위성 통합 6G 초공간 통신기술 등 30개 우수성과가 성황리에 소개됐다.

에트리홀딩스와 삼성증권이 주관한 '혁신투자포럼'도 개최해, 유망 기업들의 IR 발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방승찬 원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ETRI 연구 성과를 직접 체감하고 미래 R&D 방향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국민이 더욱 신뢰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국가 전략기술을 해결하는 기술선구자로서 전 연구진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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