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디지털 넘어 '지능형병원' 도약 박차

분당서울대병원이 디지털병원을 넘어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병원'으로 진화에 박차를 가한다. 생성형AI를 활용한 업무혁신을 시작으로 병원 운영 효율성을 높일 컨트롤타워 신설, 환자 진료 지원 플랫폼 고도화 등 지능형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낸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추진하는 지능형병원으로의 진화는 'AI 통합'이 핵심이다. 진료뿐 아니라 행정, 경영 등 병원 운영 전반의 업무 프로세스를 AI를 활용해 자동화·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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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전경

병원은 업무 혁신을 위해 정보화실 주도로 생성형AI를 활용한 직원 업무지원 시스템을 최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업무 매뉴얼 데이터베이스(DB)를 생성형AI로 학습시켜 업무 담당자 검색부터 업무 요약까지 도와준다. 하반기에는 생성형AI 기반 음성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정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보화실장(가정의학과 교수)은 “60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수많은 직무 정보를 PDF로 확인하는 불편을 해소하고자 생성형AI 기반 업무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다”면서 “직무에 대한 빠른 검색과 요약 등 편의성은 물론 정보 비대칭 문제까지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능형병원 진화 핵심 요소인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도 시작했다. 지능형 의사결정을 위한 컨트롤타워인 '커맨드센터'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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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보화실장(가정의학과 교수)

이 센터는 병원의 다양한 정보를 끌어와 분석한 뒤 경영진이나 조직 관리자의 최적 의사결정을 돕는다. 효율적인 병상·수술실 운영을 위한 최적 배정, 진료 병목현상 원인 분석과 해결책 제시 등이 주요 사례다. 이를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병상·수술실 가동률 개선, 외래 환자 흐름 관리 등이 구현된다. 현재 구축과 운영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으로, 연말께 개발을 시작해 내년 말 가동이 목표다.

직원들의 AI 역량 확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지능형병원 도약을 위해선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확보해 활용도를 높이고, 아이디어까지 제시할 수 있는 능동적인 업무환경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대학교와 협업해 생성형AI 교육과정을 진행했다. 의사부터 간호, 원무, 행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50명의 직원이 실무중심 생성형AI 교육을 들었다. 특히 팀 프로젝트에서 나온 병원 운영 개선 우수 아이디어는 현장 접목 가능성이 높아 실무부서에서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따라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진행하되 정례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지난해 의정갈등 여파로 진료 환경이 열악해진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은 IT를 활용한 환자 의료경험 향상을 시도하고 있다. 2013년 출시한 스마트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 '헬스포유' 고도화가 대표적이다. 이 앱은 병원 예약부터 처방내역 등 건강정보 조회가 가능한데, 조만간 처방받은 약물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내가 먹는 약 안전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단순히 처방약 성분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상호작용이나 부작용까지 설명하되 카카오톡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해 편의성도 높였다.

정 실장은 “디지털헬스케어 환경을 외부와 연동해 물리적 공간을 해소한 환자 전주기 건강관리가 병원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환자와 접점을 강화할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지역 내 의료기관과 협업을 위한 데이터 공유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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