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실시된 6월 모의평가(6월 모평)는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주관하고 재수생까지 참여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본격적으로 수시 원서를 준비하기 전의 마지막 평가전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실제 수능과 가장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 9월 모평이 9월 3일 시행되지만, 수시 원서접수 기간이 9월 8일부터인 것을 고려할 때 9월 모평 성적만으로 수시 지원 전략을 수립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성공적인 수시 지원을 위해 6월 모의평가 결과를 잘 활용해야 한다.
수시 지원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모평 성적을 기반으로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찾는 과정이 우선시돼야 한다. 수시에서 한 대학이라도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으므로 정시에서 지원할 만한 대학의 범위를 확인한 후 이를 기준으로 수시 지원 대학을 정해야 한다.
물론 6월 모평 성적이 실제 수능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인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6월 모평 졸업생이 참여하는 가장 객관적인 시험이라는 점에서, 6월 모평 점수를 기준으로 대략적인 위치를 예상해보는 것이 최선이다. 같은 등급이라도 백분위 점수에 따라 지원 대학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의 평균 백분위를 활용한 지원 가능 대학의 범위를 확인한다.
학생부보다 수능 경쟁력이 더 큰 학생들은 수시에서 논술전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많은 대학이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을 설정하고 있어 수능 경쟁력이 있는 학생이 도전하기 좋다. 수능최저를 충족한다면 합격 가능성이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논술고사는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사회,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학에 대한 기본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수능 경쟁력이 있는 수험생이 준비하기에 좋은 전형이다.
내신 성적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성적이 너무 낮다면 불리할 수 있어 기말고사까지는 내신 관리와 논술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기말고사 이후에는 수능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논술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별 기출문제 풀이는 필수다.
수능 모의평가 성적에 비해 교과 성적이 좋거나 비교과 영역이 우수하여 학생부 위주 전형에 유리하다면 남은 기말고사에 매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대체로 3학년 과정에는 진로선택과목이 많아 남은 시험으로 전체 교과 등급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한 과목 점수도 합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일부 교과만 반영하는 대학들도 있고, 교과별 비율을 적용하는 대학도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한다면 가장 중요한 시기는 3학년 1학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철저한 기말고사 준비는 물론 교과 외 활동이 부족하다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보충해야 한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대학에서는 종합전형에서도 수능최저를 요구한다. 기말고사 이후에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수능최저 적용 여부를 판단해 수능 준비에 소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생부와 수능에서 모두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현시점에서 강점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탐구 1과목을 기반으로 본인의 계열에 유리한 영역을 기본부터 다지는 수능 학습을 우선해야 한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을 기본으로 해 인문계열 희망자는 국어, 자연계열 희망자는 수학 순으로 준비할 수 있다.
수시는 약술형 논술을 실시 대학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천대, 국민대, 삼육대, 상명대 등의 논술전형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대학 논술고사와 달리 약식 논술을 실시하며, 언어논술이나 수리논술에 비해 문항이 단순하고 답안 분량도 비교적 적다는 특징이 있다. EBS 수능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고등학교 정기고사 서술·논술형 문항 난이도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아 수험생의 접근이 쉽다. 수능최저는 국민대가 국어, 수학, 영어, 탐구(1과목) 중 2개 합 6등급 이내, 가천대(일반학과 기준)와 삼육대가 1개 3등급 이내이다. 상명대는 수능최저를 요구하지 않는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6월 모평은 현시점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수시전형을 찾아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학의 경우 다른 전형요소보다 수능의 영향력이 큰 편이므로 기말고사 이후에는 수능 공부를 기본으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